유도분만을 위해 입원 절차를 밟고 밤 10시 30분쯤 분만실에 들어섰습니다.
첫 임신이었기에 아기를 만난다는 설렘과 함께, 잘 될까 하는 걱정, 그리고 수많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잘 해낼 수 있을 거야”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과정은 제 예상과 달랐어요.
입원하고 질정을 넣은 후 오전 6시부터 촉진제를 투여했지만, 진행이 더뎠습니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점점 지쳐갔고, 식사도 거의 하지 못 한 채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루까지 걸리진 않겠지”라는 제 기대와 달리, 시간이 길어지며 힘이 빠졌고
그날 저녁 원장님께서 “잠시 쉬었다 가자”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 순간,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도 임신 기간 내내 열심히 운동하며 준비해왔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마음처럼 되지 않는 현실이 속상해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런데 원장님께서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인 조언과 응원의 말씀을 해주셔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원장님의 휴무일임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직접 나오셔서 다시 저를 봐주셨습니다.
그 마음이 너무 감사했고, 제게는 큰 용기가 되었습니다.
새벽부터 다시 촉진제를 맞고 경부 마사지를 받으니 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고, 오전 10시쯤 드디어 7cm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많은 분만실 선생님들, 원장님 그리고 남편의 노력과 응원 속에 36시간만에 드디어 아기를 품에 안을 수 있었어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수많은 감정이 오갔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아주 잠깐 있었지만,
끝까지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문철용 원장님, 분만실 모든 선생님들과 팀장님 그리고 곁에서 든든히 지켜준 남편 덕분이었습니다.
모두의 응원과 정성 덕분에 저와 아기는 무사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회복 중이지만, 힘든 기억보다 감사와 기쁨이 훨씬 큽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